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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3-06-09 18:34  수정일: 13-06-09 18:34
무릎수술을 했습니다 (2013년 6월 9일)
 글쓴이 : 이은진목사
조회 : 7,524  
지난 수요일 무릎수술을 하였습니다. 의학용어로는 반월상 연골파열이라고 하며 찢어진 부분이 작을 경우에는 봉합을 하고 클 경우에는 절제수술을 하는데 저 같은 경우에는 절제수술을 하였습니다. 반월상 연골 내측 부위에는 혈액이 순환되지 않아 자연치료가 불가능 하다고 합니다. 파열된 부분을 그대로 가지고 살아갈수는 있지만 조금만 무릎에 무리가 가면 물이 차 오르고 붓기 때문에 어쨌든 수술이 불가피한 상황이었습니다. 몇 개월 기다려 MRI를 찍고 MRI를 판독한 전문의가 수술을 권하여 수술일자를 기다려왔습니다. 올 해 초 병원에서 3월 말쯤 수술날짜가 나왔다고 연락이 왔는데, 5월 초에 있을 컨퍼런스강의와 곧 이어 치루게 될 평신도세미나 때문에 연기를 요청하였습니다. 여기 의료사정이 그렇듯이, 한 번 연기하면 또 몇개월 기다려야 될 지 몰라 염려가 되었지만 다행히 행사가 끝나자마자 바로 수술날짜를 다시 잡을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무릎통증 때문에 몇 번 방문한 카이로프랙터가 자신도 같은 수술을 하였는데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라고 말하는 바람에 진짜 그런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수술은 수술이더군요. 접수처에서 접수를 마치고 4층 수술실로 올라가니 대기실이 있었습니다. 거기서 다시 접수확인을 하고 기다리니 커튼이 쳐 진 작은 공간에 간이침대를 끌고와서 까운을 주면서 갈아입고 누워있으랍니다. 입고 온 사복(?)과 신발과 양말은 커다란 플라스틱 봉지에 모두 개어넣고 침대에 누우니, 방금전까지는 제 발로 걸어 온 건강한 사회인이었는데 이제는 영락없는 환자가 되었습니다. 유니폼의 위력이 이런것이구나 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예정시간보다 한 시간이나 지나 남자의사가 오더니 내가 누워있는 간이침대를 밀고 복도를 지나 Holding Room으로 안내합니다. 잠시 후 수술담당의사가 와서 주의사항들을 알려주며 질문이 있으면 하랍니다. 사실 오늘 오른쪽 무릎을 수술하지만 제 왼쪽 무릎도 상태가 썩 좋지 않아서 MRI를 신청해 놓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어차피 전신마취 하는 김에 왼쪽무릎도 내시경 넣어서 같이 수술해 줄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의사가 잠시 뭔 이런 정신나간 사람이 있나 하는 눈빛으로 절 보더니 단호하게 NO라고 대답합니다. 지나고나서 보니 만일 의사가 해 준다고 했으면 지금쯤 두 다리가 통통부어 휠체어를 타고 다닐 뻔 했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다른 의사가 오더니 드디어 수술실로 제 침대를 밀고 갑니다. 수술실로 가는 복도위에 형광등들이 지나가는 것을 보며 뭔지 모를 긴장감이 들기 시작합니다. 수술실로 들어서니 간호사 두 명에 의사 두명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수술을 집도할 두명의 의사가 잠시 후 더 들어온다고 하니 총 여섯명이 제 무릎을 치료하는 셈입니다. 코에 산소마스크를 씌워줍니다. 제가 긴장하는 모습을 보았는지 한 의사가 저에게 첫 수술이냐고 묻습니다. 그렇다고 하니 “You still have an appendix?” (너 아직도 맹장 붙어있니?) 하고 농담을 합니다. 제가 웃음이 터지자 연이어 "We will see you soon" 하면서 농담으로 긴장을 풀어주려고 하는 모습이 고맙습니다. 두 명의 집도의가 들어오자 옆에 있던 의사가 숨을 크게 세 번 들이마시랍니다. 아 드디어 시작이구나. 크게 한 번 들이마시는데 정신이 말짱합니다. 마취가 안되는 것 아니야? 불안감이 순간적으로 엄습합니다. 두 번을 크게 들이마십니다. 그러자 산소가 아닌 다른 기체의 냄새가 확 나는가 싶더니 그 다음은 생각이 안납니다.^^
 
간단한 시술정도로만 생각하고 병원에 들어갔다가 수술을 받으며 지금 이 시간 기도해 주고 있는 분들이 있다는 것이 그렇게 크게 느껴질 수가 없었습니다. 지금까지도 그래왔지만, 앞으로도 병원에 치료를 위해 들어가는 분들을 위해서는 온 정성을 다해 그 시간동안 기도를 해드려야겠다는 결심을 다시 하였습니다. 기쁠 때 함께 해 주는 것도 감사하지만 힘들 때 함께 해 주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성경은 잔치에 가는 것 보다 장례식에 가는 자가 더 지혜롭다고 말씀하신 것 같습니다.
 
아직은 회복이 생각보다 느립니다. 붓기가 잘 가라앉지 않고 무릎을 위로 올리지 않는 시간은 통증이 계속 옵니다. 걷기도 아직 힘들고 온 몸 전체 컨디션도 덩달아 가라앉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기도는 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수술을 해 보지 않았으면 절대 몰랐을 많은 은혜들을 체득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이런 작은 수술을 통해 성도님들이 겪는 많은 아픔들을 조금이라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을 갖게되어 가장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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