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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1-11-13 21:31  수정일: 11-11-13 21:31
변명하지 않기 (2011년 11월 13일)
 글쓴이 : 이은진목사
조회 : 7,555  

제가 설교를 할 때 서두에서 절대 하지 않겠다고 결심한 말이 있습니다.
설교자체에 대한 변명입니다.
몸이 아파서, 지난 주간에 너무 바빠서, 토요일 갑자기 긴급한 일이 생겨서 설교준비를 충분히 할 시간이 없었음을 암시하는 말 등입니다.


그 변명에는 유익한 것이 하나도 들어있지 않습니다.
성도들에게는 설교를 듣기도 전에 하나님이 주실 말씀에 대한 기대를 낮추게 만들고, 설교자 자신에게는 자신의 설교가 하나님이 주시는 메시지가 아니라 자기가 준비해서 내 놓는 말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 됩니다.


말 그대로 설교를 죽쑤게 되면 자신은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닌데 피치 못할 사정때문에 이렇게 되었다는 보호막을 미리 치는 것이고, 설교를 잘 하게 되면 이 상황 속에서도 은혜로운 말씀을 전하는 자신이 얼마나 훌륭한지 아느냐는 은근한 우월감이 들어가게 됩니다.


설교자는 하나님의 스피커로서의 역할을 열정과 진실함으로 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설교는 청중이 설교자를 통해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보는 것이고, 나쁜 설교는 청중이 설교자를 보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설교자체에 대한 설교자의 변명은  자신이 청중에게 어떻게 비춰질까에 대한 잘못된 동기에서 나오는 태도입니다.


이것은 비단 설교 뿐 아니라 특송이나 간증 등을 위해 단에 올라 갈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특송이나 간증을 하는 분들이 서두에 필요없는 사족을 종종 다는 것을 봅니다.
감기로 목이 잠겼다, 준비 할 시간이 없었다, 할 말은 없지만 간증을 하라고 해서 올라왔다 등이 그것입니다. 
물론 앞에 서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어색함을 없애보려고, 혹은 겸손의 마음으로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그런 말은 은혜를 받기 위해 잔뜩 기대를 하고 있는 청중들의 마음을 일순간에 흐뜨러지게 만듭니다.


간증자는 보통 한 주나 두 주 전에 간증을 요청받게 됩니다.
간증문을 써서 집에서 읽어보면서 시간을 조절해 보고, 간증할 때는 간증문을 가지고 와서 말하듯이 읽으라는 지침을 받습니다.
그런데도 간증 서두에 하지 말았으면 하는 표현들을 종종 하는 것을 봅니다.
간증준비 하는 것을 잊어버리고 있다 오늘 아침에 급하게 준비했다, 별로 할 말이 없는데 간증자로 뽑혔다, 준비를 잘 못해서 그냥 짧게 하겠다 등등 의 말들입니다.
그러면 김이 샙니다.
청중은 간증자가 갑자기 준비를 했음에도 이렇게 멋진 간증을 하는것을 보려고 앉아 있지 않습니다.
진심을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려고 앉아 있습니다.


특송을 할 때 그 곡을 선정하게 된 이유나 삶간증을 간단하게 하게 하는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은혜를 나누고 하나님께 영광돌리게 하려는 것입니다.
준비가 안됐다, 갑자기 준비했다, 목이 좋지 않다 등 특송자체에 대한 변명은 그래서 필요없습니다.
음이 맞지 않고 박자가 맞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청중은 특송하는 분의 표정을 통해 마음의 진심을 전달받기 때문입니다.


설교든 간증이든 특송이든 한 가지만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내가 사람들에게 집중 받고 싶은가, 나를 통해 하나님을 보여 주고 싶은가?


저는 단에 올라가기 전까지는 하나님의 온전한 스피커로 쓰임 받기를 기도하고, 일단 단에 올라가면 이 시간 이 자리에서는 나보다 더 여기 모인 청중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잘 전하는 사람이 없다고 스스로에게 다짐을 하고 배짱을 가집니다.


변명하지 않으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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