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4-11-30 21:50 수정일: 24-11-30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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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 만으로는 부족하다 (2024년 12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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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이은진목사
 조회 :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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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스카이트레인과 버스를 갈아타고 출퇴근을 합니다. 저녁에 퇴근할 때는 집 근처 로열옥 스테이션에서 제가 픽업을 해서 집으로 옵니다.
그 날은 비가 제법 내렸습니다. 아침부터 내린 비가 아니라 우산을 챙겨 가지는 못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날은 차를 길가에 정차 해 두고 우산을 챙겨 계단 아래서 기다렸습니다. 스테이션에서 계단을 내려와 5m 정도만 걸으면 차로 갑니다.
아내가 도착해서 계단 아래 우산을 받쳐 들고 기다리는 저를 발견하곤 깜짝 놀랍니다. 우산을 씌워 차까지 에스코트를 하니 “오늘은 10리를 가네” 라고 좋아합니다. (feat. 누가 너더러 억지로 오 리를 가자고 하거든, 십 리를 같이 가 주어라) 그리고 며칠이 지나 무슨 대화를 하다가 다시 그 사건을 언급하면서,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그 날 무척 감동이 되었노라고 했습니다.
사실 이 날만 비가 내린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계단을 내려와 불과 대 여섯 발자국이면 차에 도착하기 때문에 나가서 우산을 받쳐 주는 것은 왠지 오버스럽게 느껴져서 생각은 있었지만 실행하지는 못했습니다. 지금 경건의삶 수업을 진행중인데 과제 가운데 다른 사람을 향한 배려를 실천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날은 저도 과제를 하는 심정으로 나간 것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작은 행동 하나가 이렇게 깊은 감동으로 다가 갈 지는 몰랐습니다.
표현이 참 중요하구나 하는 것을 새삼 깨닫습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이 내 동기를 알아 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람들은 내 행동을 보고 판단합니다. 사실 저도 아내가 퇴근하고 지친 모습으로 스카이트레인 역을 내려올 때 미안한 마음, 고마운 마음, 안쓰러운 마음이 들지 않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천 개, 만 개의 그 마음보다, 5m 남짓 대 여섯 걸음 걸었던 그 순간이 스파크를 일게 하였습니다.
‘난 미워하는 사람 없어’, ‘난 모든 사람을 사랑해’ 라고 백 번 천 번 마음속에 되뇌이는 것만으로는 별로 의미가 없습니다. ‘저 사람 마음이 힘들겠다’, ‘저 사람 참 고맙다’ 라고 마음속으로 생각만 하는 것도 사실 영양가가 없습니다. 사람들은 그 마음을 헤아려 주는 것이 아니라, 드러나는 모습으로 규정합니다. 아무리 마음에 선한 동기를 가지고 있어도 표정이 굳어 있고 웃음을 띠지 않으면 나에 대한 호의를 가지고 있다고 믿기 힘듭니다. 만날 때 눈 마주보며 반갑게 인사하지 않으면 나에게 관심이 있다고 느끼기 어렵습니다. 손 한 번 잡아주고, 한 번 허그해 주고, 내가 기도하고 있다고 말 해 주어야 합니다.
내 마음 몰라준다고 서운해 하지 말고, 내 마음이 표현되고 있는지를 점검해야 합니다. 울리지 않는 종(Bell)은 종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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