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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4-02-02 18:51 수정일: 14-02-02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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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이 철을 날카롭게 합니다 (2014년 2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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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이은진목사
 조회 : 5,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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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이 지역에서 목회를 잘하시던 목사님이 갑작스럽게 사임을 하셨습니다. 친하게 지내던 지인으로부터 전해들은 사임의 동기는 목회의 탈진이었습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자신의 영적자원이 고갈되었다고 느끼셨던 모양입니다. 더 이상 새로움을 줄 수 없는 상태에서 그렇지 않은 척 하는 것이 힘들었고 다시 충전을 받기까지 과감히 목회를 내려놓고 떠나셨습니다.
이 목사님과 유사한 결정을 내린 또 다른 한 목사님을 알고 있습니다. 영어권 목회를 잘 하고 계신 것으로 알았는데 갑자기 사임결정을 내렸습니다. 저와 친하게 교제하는 목사님이라 사임을 결정하게 된 이유와 상황에 관해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유는 역시 목회의 탈진이었습니다. 탈진의 가장 큰 이유는 변하지 않는 교인들의 모습때문이었습니다. 온 힘을 다해 말씀을 선포하고 가르쳤다고 생각했는데 몇 년을 지나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모습에 낙담이 되었습니다. 매 새해마다 새로운 결심과 각오로 시작하지만 여전히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것을 보면서 목사님도, 리더십 그룹도 함께 지치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같은 패턴의 또 한 해를 맞이한다는 것이 엄두가 나지 않았고, 목회를 내려놓고 충전의 기간으로 들어갔습니다.
목회자라면 누구나 한번은 겪는 탈진의 모습입니다. 스스로의 영적고갈에 대한 고민이나 열매없는 목회의 애씀이 반복될 때 찾아오는 현상입니다. 만약 저에게도 이런 상황이 찾아오고 그 상황이 해마다 반복된다면 동일한 마음이 들었을 것입니다.
초원모임 때 나눈 목자부부들의 나눔가운데 그런 고백이 있었습니다. 목장을 하면서 오히려 자신이 배운다는 것입니다. 목장이 자신의 삶에 가장 큰 교사라는 것입니다. 그 고백과 동일한 마음이 저에게 있습니다. 목장이 목자의 가장 큰 교사인 것 처럼, 목자는 저에게 가장 큰 교사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목자부부들이 목회에 성공할 수 있도록 기도로 도우면서 이들의 한 주간 삶과 사역을 바라봅니다. 그때마다 감동이 있습니다. 어떤 부분에서건 감사와 감동을 주는 부분이 언제나 있습니다. 넘치는 사랑, 지속적인 인내, 번뜩이는 창의성, 깊은 통찰력까지 영감과 교훈이 수시로 전해져 옵니다. 그 감동과 깨달음은 제 안에서 영적자원의 한 부분이 되어 다시 흘러나오게 됩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힘으로 작용하며 돌게 됩니다.
그래서 가정교회가 좋습니다. 아무리 말씀을 선포하고 가르쳐도 그 것을 연습할 수 있는 장이 없이는 이런 선순환이 일어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목회의 피드백이 돌아오지 않는 사역이 지속된다면 탈진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목장이라는 매개체는 목자와 목장식구를, 목사와 목자를 하나로 이어주는 끈이되고 통로가 됩니다. 소통의 장이 됩니다. 목장을 통과하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배웁니다.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합니다. 실패를 통해서도 배우고 성공을 통해서도 배웁니다. 축복을 통해서도 배우고 고난을 통해서도 배웁니다. 나의 경험은 목장을 통해 동일한 영적가족의 경험이 됩니다. 그리고 서로를 보고 또 배우게 됩니다.
무딘 목사를 철로 갈아주는 우리교회 지도자들과 성도님들이 참 고맙습니다. 목사도 더 날카로운 철이 되어 우리 성도님들을 빛나게 갈아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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