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작성일: 11-09-09 07:24 수정일: 11-09-09 07:24
|
너구리
|
 |
|
글쓴이 :
조영국
 조회 : 5,712
|
아직은 어두움의 세상
03시 50분 디테일 순찰을 돌고 있다
파킹장 한쪽 구석에 낯익은 물체가 움직이고 있다
어슬렁 어슬렁 눈에는 괴도 루팽이 썼던 눈가림 두건을 쓰고
시골 귀부인 목도리용 얼룩무늬 꼬리를 흔들며
나이가 들어서인지 다리를 다쳤는지 뒷다리를 어기적거리며 걷고있다
이지역은 저놈 나와바리인지 밤고양이 쥐 어느것도 얼씬거리지 않는다
늦은 밤부터 새벽녘까지 저놈 홀로 때로는 두마리가 돌아다니고 있다
이곳 저곳 바닥에 떨어진 음식부스러기 먹거리를 찾는지 배회하고있다
04시 45분 서서히 여명이 밝아오고 벌써부터 지저귀던 부지런한 새들이
일제히 합창을 이루며 또 하루가 시작되고 있다
아직도 주린배를 채우지 못한 듯 돌아다니는 너구리.....
삼층 지붕 위 일층 가로등 위 이층 난간 위 대여섯마리 까마귀분대가 울기시작한다
갑자기 분위기가 긴박하다
서로 호응하며 까~악 깍 대던 중 이층 난간에 앉아있던 한녀석이 아주 위협적으로
소리지르며 이층 파킹장을 어슬렁대는 너구리를 향하여 돌진한다
무섭게 다가가며 등위를 스치듯 위협한다
다른곳에 앉아있던 동료들도 일제히 시끄럽게 소리를 지른다
너구리는 힐끗 한번 보고는 별로 놀라는 기색없이 가던길을 가고있다
계속 등위를 배회하는 놈이 귀찮다는듯이 담쪽 넝쿨더미 속으로 자취를 감췄다
넓고 넓은 주차장 아스팔트 위에 떨어진 부스러기들이 이들의 공통먹이가 되어
자기 영역을 빼았기지 않겠다고 새벽부터 치열한 생존경쟁을 하고있다
05시 청소하는 분들이 와서 바닥을 쓸고있다 보이는 모든것을 싹쓸이 한다
아!!!! 저렇게 청소가 시작되면 자기들 모두 어찌할수 없음을 알고 있었구나....
엄연한 삶의 법칙이 이 밤에도 반복되고 있다....
" 또한 너희가 이시기를 알거니와 자다가 깰 때가 벌써 되었으니...."
밤이 깊으면 반드시 새벽이 오는 법 한낱 저 미물들도 준비하고 사는데
나는 무었을 준비하는가.........
오후 늦게 일어나 뚜덕 뚜덕 자판을 두드리는데 따르릉~~
응~왜 빨리 안오고?
아내: 오다 J 자매집에서 누구누구랑 너구리 끓여먹고 갈거야 먼저 저녁먹어
너구리 ?????? 오마이갓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