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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7-09-03 19:07  수정일: 17-09-03 19:07
약점많은 목사 (2017년 9월 3일)
 글쓴이 : 이은진목사
조회 : 697  
제가 기억하기 힘든 것 중에 하나가 누가 무슨 차를 타고 다니느냐 하는 것입니다. 차 종류나 색깔은 고사하고 그 사람이 밴을 타고 다니는지 승용차를 타고 다니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도 우리 성도님들이 타고 다니는 차를 떠올려보는데 아무리 애를 써도 채 다섯대도 기억해내지 못하겠습니다.

또 누가 언제 한국을 다녀왔고 왜 다녀왔는지가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분명 한국을 방문하실 때는 그 목적을 위해 기도도 하고 돌아와서 문안도 드렸는데 시간이 좀 지나면 기억이 섞여 버립니다. 차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야 그렇다치더라도 이 부분은 신경이 많이 쓰입니다. 많은 경우에 부모님 중 한 분의 건강이 위독하시거나 장례를 위해 다녀오는 경우가 많은데 한참 지나면 아버님이 위독하셨는지 어머님이 위독하셨는지 혼돈 될 때가 있고, 다른 성도님들과 혼돈되기도 합니다.

차를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기억력의 문제라기보다 제가 워낙 차에 대해 관심이 없어서 그렇습니다. 지금이나 예전이나 누가 무슨 차를 타고 다녔는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꼭 기억하고 있어야 할 일들이 잘 떠오르지 않을때는 당황스럽습니다. 어떤 일들은 아무리 기억을 소환해보려해도 떠오르지 않을때가 있습니다. 쉰이 그냥 쉰이 아니구나 싶습니다.

언제부터인가 다이어리에 기록하는 것을 접고 스마트폰에 일정과 메모들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스마트폰에 그 때 그 때 입력하는 것을 놓친다거나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지나쳐버리는 것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주 조성동목사님과 교제 중 목사님의 주 중 일 스케쥴을 물었습니다. 몇 번 불어보았는데 생각이 또 나지않아서입니다. 조목사님이 웃으면서 몇 십번은 물어보았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스마트폰보다는 다이어리에 기록하는 것이 어떻게냐는 조언을 듣고 바로 실행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기억보다 기록을 믿어야 하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기억력 감퇴에만 핑계댈 수 없는 제 약점이 있습니다. 무슨 건의를 듣거나 의견을 들었을 때 혼자 궁리하고 끙끙대다 시간을 흘려버리는 습관이 있습니다. 그래서 의견을 낸 분들에게 ‘목사님께는 의견을 내도 실행이 안되더라’라는 실망감을 종종 안겨줍니다. 잊어버린것도 아니고 고민하지 않은것도 아닌데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일의 진행상황이나 결과에 대해 피드백을 해 주지 않아서였습니다. 고쳐야 할 제 단점입니다.

사람을 대하고 그 마음을 돌보는 목회자로서 부족한 점이 참 많습니다. 하나씩 또 고쳐나가보려 합니다. 쉰 살이라 너무 늦은 건 아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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