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에 살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중에서 있었던 이야기들입니다.

첫 번째 이야기

 한 중년의 남자분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분도 교회를 다니고 있었고 사랑의 교회에 대해서도 조금 알고 있으셨습니다. 요즘 교회 출석인원은 어떻게 되는지, 재정은 어떻게 되는지 등 여러 가지를 물으셨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 중에 당연히 가정교회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수평이동을 막고 영혼 구원에 집중한다고 말씀드렸더니 대뜸 하시는 말씀이
“우리 교회는 전도할 필요가 없어!”

(저는 이 말을 듣는 순간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습니다!)

 이유인 즉슨 그 중년의 남자분이 다니는 교회는 담임목사님의 설교가 좋다고 밴쿠버에 소문이 나있어 매주일 마다 교인이 등록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전도할 필요가 없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비록 이 한분의 생각일수 있을지 모르지만 저는 그 교회를 다니는 다수의 교인들이 아마 동일한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부산에서 대형교회를 다녔는데, 많은 타교회 성도들이 제가 다니는 담임목사님의 설교를 듣기 위해 등록을 했기 때문 이였습니다. 그 속에 지내던 저도 가끔 그런 생각을 했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한 영혼을 주님께로 인도하기 위해 모든 삶을 집중하고 있는 우리 교회 형제, 자매님들을 생각할 때 전도가 필요 없다는 말에 덜컥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습니다. 이상한 교회입니다.

두 번째 이야기

 차가 고장이 나서 수리하러 갔었습니다. 수리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이동할 수도 없어 오피스에 앉아 신문을 보고 있었습니다. 여주인께서 차도 권하며 이야기를 걸어오셨습니다. 교회를 다니시는 분이셨습니다. 그리고 역시 우리교회에 대해 물으셨습니다.(이민자 크리스천 분들의 관심은 다른 교회에 있는 것 같습니다^^;) 또 당연히 가정교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우리는 믿지 않는 분에 대한 관심이 크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런데 이분이 대뜸 하시는 말씀이
"밴쿠버에 계신 한국 분들은 대부분 교회를 다니지 않나요?’"
(또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습니다)

 역시 이유가 자기가 알고 있는 대부분 사람들이 교회를 다닌다고 했습니다. 사실 이 말을 듣고 나서 조금은 공감이 되었습니다. 저 역시 밴쿠버에 처음 왔을 때 믿는 분들만 교제하다 보니 이민사회의 대부분은 교회를 다니는 줄 알았습니다. 사랑의 교회를 통해서 믿는 분이 20%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고 지금은 제 주위엔 안 믿는 분들이 훨씬 더 많아 보입니다. (교회를 다니는지 안다니는지 의심부터 하고 만나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안으로만 시선을 돌린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회가 세상을 향해 관심을 돌릴 때 한 영혼을 바라보는 시선 또한 달라질 텐데 여주인의 말 때문에 그 날 하루는 진한 아쉬움으로 보냈습니다. 그리고 자꾸만 이상한 교회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세 번째 이야기

 저랑 나이가 비슷한 30대 중반의 젊은 크리스천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집사가 되었고 주일예배때 대표기도도 한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했습니다. 이야기 중에 당연히 가정교회 이야기가 나왔고 우리교회 모든 목자,목녀님들은 일주일에 한번씩 집을 오픈하고 목장을 리더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때 이 분이 “나는 바빠서 절대로 그렇게 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목장의 목적이 무엇인지 여러 번 설명했지만 일주일에 한번씩 모임은 어렵다고 했습니다. 사실 옆에서 여러 달을 이분을 지켜봤는데 참 바쁘게 사는 사람이라 ‘그럴 수 있겠다’ 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분이 며칠 지난 뒤에 자기의 바쁜 시간을 쪼개어 한 교회 모임에 참석한다고 했습니다. 일명 ‘목회발전모임’.  교회를 성장시키기 위해 회의하고 의논하는 모임이라고 했습니다. 꼭 이 모임에는 가야 되어 시간을 비웠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했습니다.

전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가슴이 아팠습니다. 왜냐하면 저도 예전에 이런 모습 이였습니다. 교회의 사역을 이야기 할 때 무게감 있고, 내세울만한 일들을 찾았습니다. 그러면 내가 교회를 위해 뭔가를 하는 것 같고, 교회를 세우는 듯한 느낌을 받을 뿐만 아니라 성도들로부터 일종의 존경심도 원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회의를 통해서 교회가 세워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섬김을 통해서 교회가 세워진다는 것을 늦게나마 알았습니다. 저는 이런 생각을 할 때마다 우리 교회 목자, 목녀님들이 한없이 자랑스럽습니다. 집을 오픈하고, 식사준비를 하고, 매주 목원들의 필요를 위해 아낌없이 자신의 시간과 물질을 희생하는 이분들이야말로 진정으로 교회를 세우는 사람들이라고 믿습니다. 목자,목녀 사역은 정말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사역인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랑스럽게 자신의 사역을 위해 달려가는 우리 목자, 목녀님들이 참 대단합니다. 힘들어도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진정으로 존경심이 생깁니다. 이상해져 가는 교회에서 진짜 이상한 교회를 만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