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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1-07-10 18:32  수정일: 21-07-10 18:32
설교와 설교자 (2021년 7월 11일)
 글쓴이 : 이은진목사
조회 : 308  
지난 한 주 조이풀교회 새벽부흥회 인도를 잘 마쳤습니다. 나흘 간 20분 정도의 말씀을 전하는 시간이었지만 저에게는 한 주간이 그 새벽기도회를 중심으로 흘러 간 느낌입니다. 일주일 내내 다음 날 새벽에 전할 말씀을 머리에 떠올리고 묵상하고 기도하며 지냈던 것 같습니다.

평소보다 좀 많은 25-30여분이 매일 새벽 zoom으로 접속하였습니다. 대 여섯 분 정도는 비디오를 켜 놓으시고 나머지 분은 비디오를 off 하신 상태에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비디오를 켜 놓으신 분도 새벽이라 그런지 얼굴 표정에 변화가 없으셔서 말씀에 대한 반응을 알 수가 없어 답답한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새벽기도회는 6시에 시작되지만, 매일 5시에 알람을 맞추어 놓고 일어나 기도로 준비하였습니다. 한 주 내내 너무 몰두하는 제가 안쓰러워 보였는지, 아내는 대면도 아니고 새벽기도회인데 좀 편하게 하면 안되냐고 합니다. 저도 그러고 싶은데 그것이 안됩니다.

지난 일 년 사 개월 간 온라인설교를 녹화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번도 쉽게 녹화를 마쳐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설교 녹화를 하는 날이면 식구들이 모두 비상 사태가 벌어진 것처럼 저를 피해 다른 방으로 피신하든지 외출합니다. 그런데도 그 날 녹화가 완성이 안되어 다음 날로 넘어가는 날도 부지기수였습니다.

제가 완벽주의 성향이 있어서, 혹은 더 잘 보이기 위한 마음 때문에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전혀 그런 마음이 없지는 않겠지요) 그런데 정직하게 제 마음을 살펴 보노라면, 성도님들이 받아야 할 은혜가 가장 큰 이유입니다. 그 날 주어질 말씀에 인생을 걸 만큼 갈급한 분이 계실 수도 있고, 아니면 그 말씀으로 인생이 변화 될 분도 계실 수 있다는 생각이 설교를 준비할 때마다 떠나지 않습니다
 
설교를 해야 하기 때문에 하는 설교자나, 설교 시간이 되었으니 들어주는 회중이 함께 하는 예배라면, 그것은 더 이상 영적인 예배가 아니라 교장 선생님 훈시를 듣는 조례 시간에 불과할 것입니다. 설교는 서로가 적당히 시간을 떼우는 시간이 아니라 말씀의 거울 앞에 서 있는 거룩한 시간입니다.

그래서 설교자는 한 시간 부흥회 설교를 하든, 20분 새벽기도회를 인도하든, 5분 동안 심방설교를 하든, 편하게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은 하나도 없습니다. 설교 길이와 상관없이, 설교 종류에 상관없이, 설교를 듣는 그 한 분이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설교 준비는 힘들지만, 설교는 즐겁고 보람됩니다.

목회자가 가장 에너지를 쏟는 것이 설교인데, 성도들이 가장 소홀히 여기는 것도 설교라고 합니다. 예배를 마치고 문으로 나가는 순간 다 잊어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매 주 처음 하는 설교처럼, 또한 마지막 설교인 것처럼 말씀을 토해 내는 그런 설교자가 되고 싶습니다.

금요일 마지막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저울에 올라갔더니 4파운드가 빠졌습니다. 이것을 본 아내가 하나님이 하실 일을 자신이 하려고 애쓰니까 그런 것 아니냐고 하는데, 이것도 맞는 말이라 귀담아 들으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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