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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2-19 18:15 수정일: 20-12-19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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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크리스마스 (2020년 12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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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이은진목사
 조회 : 4,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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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을 생각하면 저는 새벽송이 먼저 떠오릅니다. 초등학생 때 중고등부 형, 누나들을 따라 성탄절 새벽 새벽송을 처음 돌았는데, 이른 새벽 교우 집 앞에서 성탄찬송을 부르면 안에서 불이 켜지고 선물꾸러미를 가지고 나와 맞이해 주던 모습이 반갑고 즐거웠습니다. 그때부터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새벽송을 따라 나갔습니다. 중학교 때는 아버지의 목회지를 따라 이사 간 한산도에서 새벽송을 돌았는데, 거의 섬 반대쪽에 사시는 성도님 댁을 너 댓 시간 왕복으로 걸어갔다 오고 나서 질려 버린 경험도 있습니다. 후에 전도사로 사역했던 대전에서는 새벽송을 나가는데 차를 나누어 타고 가는 것을 보면서 지금까지 간직했던 새벽송의 맛이 사라진 느낌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새벽송’하면 저에게는 어렸을 때 따라 나섰던 첫 새벽송이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겨울이 되면 어김없이 거리에서 캐롤이 흘러 나옵니다. 언제부터인가 첫 캐롤을 들을 때면 마음이 뻥 뚫린 것 같은 느낌이 찾아옵니다. 지금도 그렇습니다. 목사가 성탄 캐롤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가라앉아 버린다니, 말이 되지 않는 소리입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제가 신학대학 다니던 시절 때 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신학교 2학 년 초에 부모님은 캐나다 토론토에서 목회초청을 받아 먼저 떠나셨습니다. 저는 기숙사에 머물렀는데, 겨울방학이 되면 모두가 다 고향 집으로 돌아갑니다. 그야말로 텅 빈 기숙사에 홀로 남습니다. 그 세 번의 겨울이 그렇게 외로웠던 것 같습니다. 거리에서 들려오는 캐롤이 흥겨울수록 마음 속 허전함은 깊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신기할 정도로 그 이후 어디서든 캐롤이 흘러나오면 제 마음은 조건반사처럼 그 시절로 돌아가 같은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며칠간 마음이 싱숭생숭합니다.
이 마음이 다시 힘을 얻게 되는 곳은 교회입니다. 같은 성탄노래인데 교회에서 모여 함께 부르는 찬양에는 외로움이 깃털만큼도 들어있지 않습니다. 해마다 성탄절이 되어 목장별로 축하행사를 하고, 우리 자녀들이 멋진 공연을 선보이는 성탄과 송구영신이 저는 참 좋습니다. 믿음의 공동체가 주는 힘과 느낌은 특별합니다. 보고 싶고, 만나고 싶은데 그럴 수 없는 올 해 성탄이 아쉽습니다. 하지만 성도님들이 여전히 믿음 붙들고 섬기며 서로를 돌아보며 지내는 소식이 감사합니다. 서로를 향한 선한(?) 외로움으로 똘똘 뭉쳐 어느때보다 의미 있는 성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훗날 2020년 성탄을 떠올릴 때, 첫 새벽송의 기억처럼 가장 아름다운 성탄으로 새겨지는 은혜가 있기를 바랍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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