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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3-09-18 17:18 수정일: 13-09-18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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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기에서 멀티미디어 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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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이향옥
 조회 : 5,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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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원래 상고 출신이라 영타, 한타 자격증을 따서 타자를 치기 시작해서
그다음 워드 프로세서로 대학 때는 선배들 논문도 많이 쳐 주었고
그다음 컴퓨터 사용자로 자연스럽게 이어져 학교에서 가르칠 때 컴퓨터로 시험문제를 출제하는 몇 안 되는 선생이었답니다.
아르바이트겸 자원봉사로 출판사에서 책 출간하는 것을 도우며 그곳에서 매켄도시로 당시 개쳑교회였던 교회 주보도 매주 만들었었죠.
결혼해서 남편에게 컴퓨터 켜는 것부터 시작해서 타이핑하는 방법을 가르쳐 준것이 엊그제 같은데 저는 그곳에서 딱 멈춘 반면 남편은 나날이 일취월장하여 현재 모두가 잘 아는 수준에 이르렀지요.
남편이 폴드형 셀폰에서 요즘 유행하는 아이폰으로 처음 바꿨을 때
구경이나 하자고 보는데 어느면이 앞이진 알 수가 없었답니다.
한 쪽은 새까맣고 다른쪽엔 흰 면위에 한 입 베어물은 사과가 있어서 그쪽이 앞인가 보다 하고 쳐다보는데 옆에서 둘째 딸이 "거꾸로" 들랍니다.
사과가 밑으로 가게 들으니까 모두가 박장대소.
"뒤집으라"는 말을 서툰 한국어로 "거꾸로" 한 거였지요.
내 참 기가 막혀서. 이젠 거의 컴맹 수준에 기계치, 어떤 때는 DVD 틀 때도 딸의 도움이 필요하니, 옛날에 엄마를 돕던 제 모습이 이젠 그 엄마의 모습으로 변한 게지요.
낮에는 직장, 저녁에는 집에 있으니까 별로 셀폰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가능한 내게는 돈을 쓰지 않는 절약형 습성이 몸에 배여 여지껏 구석기 시대에 살기를 고집하다가 드디어 멀티 미디어 세대에 진입했습니다.
사역하면서 우선순위가 바뀌고 더 나은 커뮤티케이션의 필요에 의해 셀폰을 장만했습니다.
이미 같은 종류의 폰을 사용하고 있는 큰 딸이 제게 필요한 것들을 대강 셋업해주고
그 많은 전화번호를 다 입력할 수 없으니 남편의 전화에 있는 전화번호를 옮겨달라는 부탁에 하루만에 연구를 거듭한 결과 필요한 번호들을 옮겨 주더군요.
영타, 한타 모두 분당 350타를 넘기는 제 타자 실력이
이 조그만 폰으로 메세지나 카톡을 보낼라 치면 독수리 타법이 따로 없지만, 뭐 어쩝니까.
이제 걸음마라도 시작해야지요.
저희 교회 주소록에 제 번호 있으니까 모두 애용해 주시고 같은 세대에 살게된 저를 환영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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