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저녁 아프리카에서 오신 선교사님으로부터 전해 들은
다른 미국 친구 선교사님의 이야기 입니다.

미국인 선교사였던 아버지는 오래전 네팔에서 사역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그 해 선교지역에 아이들만 죽임을 당하는 돌림병이 창궐하였습니다
본국의 선교본부에서는 아들과 함께 일시 귀국할 것을 종용했고
귀국 준비를 하던 선교사님은, 죽어가는 아이들과 또 그 아이들의 장례를 치루른 현지 부모들의 모습을 보면서, 도저히 자기 아들만 살리겠노라고 선교지를 떠날 수가 없었기에, 귀국을 거부하자 선교 본부에서는 차선책으로 10살 남짓 아들을, 돌림병이 돌지 않는 고산지대의 기숙학교에 맡길 것을 통지 하였습니다.
오랫만에 고산지역으로 여행을 떠나는 줄 알았던 아들은, 학교에 도착하고, 교장 선생님과 이야기 하는 아버지를 보고서 그 때서야 눈치를 채고 산이 떠나가도록 울기 시작했습니다. 교장 선생님은 아버지가 보이지 않아야 아이를 달랠 수 있다고 하면서 아버지가 빨리 떠나기를 종용했고, 울부짖는 아이를 두고 떠나는 아버지는 아들의 울음소리에 몇번이나 멈추고 발을 돌리다 다시 멈추고 하기를 반복하고 나서야 산을 내려왔습니다.
그 후 아들은 언어도 낯설고 모든 환경이 낯선 곳에 자신을 홀로 남겨둔 아버지가 너무도 원망스러워 다시는 아버지를 찾지도 않고, 만나도 말 한마디 건네지 않고 자라서 미국에 있는 할아버지댁으로 돌아와서 대학을 다니고, 취직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자신을 홀로 두고 떠나게 했던 아버지와 또 선교의 일 그리고 기독교에 대한 철저한 원망과 함께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어느날 퇴근 길에 홀로 터벅 터벅 걸으며 작은 교회 앞을 지나는데, 네팔 선교사 간증이라는 플랜카드가 보였습니다. 그저 막연히 자신이 이전에 살았었던 네팔이라는 생각에 무심코 발을 돌려 교회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교회는 단당 이외 주변은 어두침침 했고, 단상에서는 선교사인듯한 분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그 단상에 있는 분이 바로 자신의 아버지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때 시작한 이야기가 바로 자신을 홀로 남겨 두고 떠나는 아버지의 마음을 이야기 하는 중이었습니다. "아들의 울음 소리 하나 하나가 비수가 되어 가슴을 찌르고 아파서, 몇번이나 돌아섰지만, 하나님도 예수님을 이 땅에 우리를 위해 보내실 때 십자가에 죽을 것을 알면서도 보내셨을 그 심정을 생각해보니 도저히 그냥 돌아갈 수가 없어서, 아들 보다 더 큰 통곡을 하면서 산을 내려 왔노라"고 

그 아들은 그 날로 자신의 모든 것을 다 접고
자신이 다시 네팔의 선교사로 가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선교사의 삶을 살았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