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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4-07-13 21:58  수정일: 14-07-13 21:58
잘 듣는 섬김 (2014년 7월 13일)
 글쓴이 : 이은진목사
조회 : 7,413  
속에 있는 말을 마음껏 터 놓으면 시원해집니다. 그런데 허공에 대고 마냥 터 놓을 수는 없습니다. 들어주는 상대가 있어야 합니다. 말을 마음껏 하면 속이 시원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 말을 들어 줄 사람이 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목장에서 치유가 일어나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자신이 지난 일주일간 살았던 삶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그 말을 들어주는 목장식구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상대의 말을 잘 경청하는 것은 그래서 생각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목회자모임에서도 나눔을 합니다. 모두들 진지하게 경청합니다. 그런데 가끔 커피를 가지러 일어난다든지 전화가 와서 자리를 뜨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면 말하다가 김이 샙니다. 신기한 것은 내가 커피를 가지러 잠시 일어나는 것은 예의를 갖추어 조용히 다녀오는 것처럼 느껴지고 다른 사람이 일어나는 것은 맥을 끊는 느낌을 줍니다.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기를 바랍니다.  내 이야기를 모두가 귀 기울여 경청해 줄 때 자신이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반면 말을 꺼내기도 전에 주위가 산만하다든지 이야기 도중 들락거리거나 하면 맥이 빠집니다. 소외된 느낌마저 들기도 합니다.

목장 나눔시간에 말을 하는 것 이상으로 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말아야 합니다.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은 큰 섬김입니다. 사소한 것 같지만 실상은 목장 전체 분위기를 좌우하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저는 설교자로서 청중의 태도와 자세가 얼마나 설교하는 사람에게 힘이 되고 막힘이 되기도 하는지 매 주일 경험합니다. 설교 도중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린다든지 주보에 낙서를 긁적인다든지 자리를 뜬다든지 얼굴은 앞을 주시하고 있지만 눈동자는 허공을 헤매고 있는 것이 시야속에 들어오게 되면 맥이 살짝 풀려버립니다. 눈을 반짝거리며 설교자를 응시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해주고 아멘으로 화답할 때는 영감이 솟아납니다.

목장에서의 나눔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의 말을 온 몸으로 경청하며 적절한 피드백과 반응을 보이는 목장식구들의 모습은 자신을 마치 주인공처럼 느끼게 해 줍니다. 그러면서 나눔이 더 깊어지고 진솔해집니다.
 
정말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라면 자리를 뜨지 않고 끝까지 경청해 주기를 바랍니다. 특별히 목장모임을 위해 가정을 오픈한 호스트나 목녀님들은 식구들을 더 잘 대접하고 싶은 마음에 정작 나눔에는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지 못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정작 그 분이 자신의 이야기를 경청해 주기를 바라고 있을지 모릅니다. 잘 들어주는 것이 더 큰 대접입니다.

경청에 관한 자세를 여러 번 반복해서 강조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자신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누구도 예외는 없습니다. 의외로 내가 나눔의 분위기를 어수선하게 하는 장본인이 될 수 있습니다. 말은 입으로 하는 것이지만 듣는 것은 눈과 입과 귀와 온 몸을 동원해서 해야 합니다. 그래서 경청은 큰 섬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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