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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5-02-22 19:02  수정일: 15-02-22 19:02
산행과 사명 (2015년 2월 22일)
 글쓴이 : 이은진목사
조회 : 7,206  
노스밴쿠버에 그라우스 마운틴이 있습니다. 정상에 오르는 경로 중 Grouse Grind 라고 하는 코스가 있는데 2.9Km의 길이에 853m의 수직고도를 올라야 하는 난코스입니다. 흔히 GG코스라고 불리는 이곳은 운동선수들의 체력단련장으로 사용하던 곳을 일반인들이 이용하게 되면서 등산마니아라면  꼭 한 번은 가보아야 하는 등산로로 자리를 잡았다고 합니다. 성인남성이 오르는 평균시간이 1시간 30분 정도인 짧은 코스입니다.

무릎수술 후, 잘 아는 한 목사님이 등산이 무릎재활에 좋다고 나를 이 곳에 데리고 갔습니다. 산을 오르면서 무슨 이런 산이 있나 싶었습니다. 등산이라면 평지도 있고 내리막도 있고 해야하는데 여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수직 오르막이었습니다. ¼ 지점마다 세워 진 푯말을 보면서 이를 악물고 올라갔습니다. 다시는 오나봐라 하면서 올라갔는데 막상 정상에 도착해서는 또 와야지 하는 마음이 드는 이상한 곳입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산행은 엄두를 못내는데 여기는 반나절만 투자하면 교회에서도 충분히 갔다 올 수 있는 거리라 몇 번 등반을 했습니다. 건강 뿐 아니라 묵상에도 도움이 되었던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산을 내려와 제 전화기에 등반소감을 기록해 놓은 것이 있었는데 이번 주 칼럼으로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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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오르면 정상직전이 가장 힘들다고들 한다
이 고비만 넘기면 정상이니 힘내라고...
그런데 아니었다
실제 올라보면 모든 부분이 똑같이 힘들다
출발은 출발대로 힘들고 1/4, 2/4, 3/4, 모두 나름대로 힘들고 포기할 이유들을 갖고있다

결국은 한 발을 딛고 앞으로 나가는 것이다
숨이 턱에 차도 한 발 한 발 내딛다보면 정상에 다다른다
누구도 도와줄 수 없고 누구한테도 핑계댈 수 없고
몸을 앞으로 내밀면서 한 발 한 발 내가 올라가야만 한다
머리속에는 온갖 유혹과 타협과 변명과 원망이 나오지만
과감하게 물리쳐야 한다
결국은 내 책임이고 내 일이고 내가 가야하는 길이다

정상 직전에는 가장 힘든것이 아니라 오히려 보상이 있다
그때까지 들리지않던 새소리가 들리고 물흐르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천상의 음악소리같다
숲으로 덮여있던 하늘도 열린다
그 때의 기분은 정상에 도착했을때 못지않게 상쾌하고 신선하다
극기와 인내로만 올라야 한다면 두번다시 가고싶지 않을것 같다
그 지점의 환희와 보람이 그곳으로 나를 다시 이끈다

사명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힘들지 않으면 사명이 아니다
출발도 중간도 막바지도 모든 순간이 다 힘들다
어느 순간도 긴장을 늦출수없고 자만할수 없다
핑계댈 수 없고 원망할 수 없다
부르신 분이 오라고 하시니 묵묵히 가는거다
내 쪽에서 보면 숨이 턱에 넘어가 죽을것 같지만
부르신 분은 기가막히게 조절해주고 계신다
한 사명씩 감당할때마다
새소리와 물소리와 열린하늘로 보상해 주시고
그 벅참은 나를 다시 이곳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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