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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5-06-28 21:35 수정일: 15-06-28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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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 책임 (2015년 6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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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이은진목사
 조회 : 7,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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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격훈련에 PT체조가 있습니다. 15개의 동작으로 이루어져 있는 체조로서 특징은 마지막 반복구호를 붙이지 않는 것입니다. 숨이 턱까지 차는 순간에 누군가가 반복구호를 붙이는 바람에 다음순서로 넘어가지 못할 때의 절망감은 경험해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몸이 지쳐갈 때 누군가 반복구호를 붙이게 되면 모두의 입에서는 자기도 모르게 불평이 쏟아져 나옵니다. 불평이 흘러나오면 조교는 기다렸다는듯이 동료의 실수를 감싸지 못한 죄를 물어 동작횟수를 몇 배로 늘이게 되지요.
자신이 힘들고 지쳤을 때 흘러나오는 모습이 자신의 진짜 실력일지 모릅니다. 배려와 절제가 흘러나오는 사람이 있고 원망과 불평이 흘러나오는 사람이 있습니다. 특별히 열심히 사역을 하는 사람이 기쁨이 없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자신의 마음상태나 환경이 평안할때는 괜찮은데 상황이 조금 힘들어질 때 사역이 짐처럼 느껴집니다. 좀 더 지나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일을 혼자만 하고 있는 것 같은 억울함도 들고 도와주지 않는 주위사람들이 밉게 보이게 됩니다. 그런 마음의 상태는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게 되어 주위를 긴장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올 해 교회협의회 총무를 맡아 섬기고 있습니다. 서기나 친교위원장은 몇 번씩 맡아 보았는데 총무는 처음 맡아보는 일입니다. 할 일이 다른 부서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많다는 것을 일을 하면서 알았습니다.^^ 그만큼 책임도 큰 자리입니다.
매 월 열리는 임역원회의의 아젠다를 작성하여 회의를 진행해야 합니다. 교회협의회 신문광고를 살펴야 하고 회비납부현황을 보면서 살림을 챙겨야 합니다. 행사가 있으면 순서를 맡아야 할 분들을 한분 한분 섭외하여 연락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확인을 해야 합니다. 장소를 빌려주는 교회와 긴밀히 연락을 주고받아 주차, 안내, 방송, 순서지, 어린이케어등을 점검해야 합니다. 강사접대와 라이드도 어레인지 해야 합니다.
그런데 힘은 드는데 재미있습니다. 전체 계획안을 짜고 하나하나 이루어 나가는 과정이 묘하게 보람있습니다. 행사를 무사히 마쳤을 때 충성했다는 안도감이 밀려옵니다. 일을 하면서 배우는 것도 재미있고, 사람들을 만나 섭외하고 부탁하며 설득하는 작업도 은근히 매력이 있습니다.
순서지까지 모두 작성되었는데 하루 전 날 갑자기 일이 생겨 참석하기 힘들다는 전화가 오기도 합니다. 같은 임원인데 행사를 돕지 못하고 참석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급하게 자리를 메꾸어야 하는 경우가 생겨 전화를 다 돌렸는데 모두 거절하기도 합니다. 어떨때는 혼자만 방방 뛰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거기에 대해 섭섭한 마음이나 원망스런 마음이 들지 않습니다. 그럴수도 있지 하는 마음이 듭니다. 오히려 거절하는 분이 미안해할까봐 더 밝은 목소리로 안심시키며 전화를 끊습니다.
이 마음이 어디서 올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두 말할것도 없이 이 일을 내가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연 말 총무사역에 대한 요청이 들어왔을 때 ‘정말 맡을 분이 없으면 제가 하겠습니다’ 라는 수동적인 자원을 했지만 어쨌든 내가 선택한 자리입니다. 그러면 일 년 동안은 맡은 일에 차질이 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 해야 하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입니다. 불평과 원망이 그 일을 대신 해 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섬기면서 오히려 행복해하는 우리교회 목자부부들이 떠올랐습니다. 이 분들의 섬김의 삶을 흉내만 내는데도 보람이 있습니다. 아직 섬겨야 할 시간이 반 년이 더 남았지만 어떻게 하면 더 알차고 멋있게 섬기고 마무리 할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교회협의회 서기 전문이었는데 이제는 총무 전문이 될 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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