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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9-05-12 21:00  수정일: 19-05-12 21:00
좋은 설교자, 좋은 회중 (2019년 5월 12일)
 글쓴이 : 이은진목사
조회 : 5,488  
저는 중학교 2학년부터 장년 예배에 참석을 했습니다. 그때만해도 한국에서는 중고등부 예배를 토요일 따로 드렸기 때문에 토요일은 학생부 예배, 주일은 장년 예배에 참석을 했습니다. 주일예배가 그렇게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설교를 듣는 시간이 참 좋았습니다. 주일 들었던 설교가 한 주간 내 가슴속에 살아 움직이는 것을 느끼는 것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돌아보면 내 신앙의 기초가 굳건히 자리 잡은 시기가 바로 학창시절이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신학대학에 입학하였습니다. 신학생 시절에는 봉사 할 교회를 정하여 실습전도사로 사역을 해야 합니다. 첫 실습전도사로 소개 받아 간 교회는 좀 특수한 교회였습니다. 기업체 안에 교회가 있고, 그 기업체에 다니는 사람들은 (반)의무적으로 그 교회에 출석해야 하는 구조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설교하는 목사님도 설교를 듣는 회중도 완전히 다른 두 개의 톱니바퀴가 따로 돌고 있었습니다. 마치 기업체에서 고용한 목사님이 설교시간이 되니 준비된 원고를 읽고, 회중들은 출석해야 하니 자리만 채우고 앉아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주일 설교에 목숨을 거는 마음으로 학창시절을 보낸 저로서는 그 현장이 충격적이었습니다.

그 이후 다른 많은 교회들에서 사역하면서, 또 집회강사가 되어 여러 교회들에 가서 말씀을 전하면서, 의외로 이런 모습의 교회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겹겹이 자기 주관에 쌓여 무슨 말씀을 들어도 반응하지 않는 성도들, 그 사실을 알기 때문에 굳이 애써서 말씀을 전하려 하지 않고 적당히 맞춰서 설교하는 목회자, 심한 표현을 쓰자면 ‘짜고 치는 고스톱’ 같은 교회의 모습이 곳곳에 존재했습니다. 설교는 예배의 한 순서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말씀 앞에 선 경외심은 없으며 변화의 의지는 더더욱 없이, 서로 잘왔다고, 수고했다고 안부만 물으며 적당히 굴러가는 영적 악순환이 반복되는데 그 조차도 느끼지 못하는 모습의 교회들이 있더라는 것입니다.

좋은 설교자, 준비하는 설교자, 설교 한 편에 혼을 쏟는 목회자는 결국 설교를 듣는 성도들이 만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말씀을 들어도 그대로 붙들고 살아보려고 하는 성도를 보면 설교자는 엄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그 말씀에 목숨을 거는 성도가 애절한 눈빛으로 하나님이 주실 말씀을 기대하며 앉아있는데 어찌 설교자가 소홀히 준비할 수 있겠으며, 진리가 아닌 자기 말을 늘어 놓을 수가 있으며, 혼을 쏟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

"오늘 이 말씀이 아니면 죽을 것 같은 성도가 교회에 온다", "사방이 막혀 말씀 붙잡고 숨통을 트고 싶은 성도가 온다"는 심정으로 말씀을 준비하는 목회자가 있고, 하나님 말씀 앞에서 겹겹이 끼어 입은 내 아집과 편견을 내려놓고 벌거벗은 모습으로 겸허히 순종하고자 하는 성도가 있다면 그 교회는 살아 움직이고 그 예배에는 생명과 은혜가 흐릅니다. 하나님이 이루실 일에 대한 기대가 설교자와 성도 모두의 마음속에 동일하게 존재할 때 선한 주의 역사는 매 주일 체험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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